오늘 거의 10여 년 만에 국민학교 친구를 만났다.
가끔 어린 시절 친구들이 궁금해지기도 하지만
연락을 해 볼 염두가 나지 않았다.
당장이라도 졸업앨범 주소록에 남아있는 전화번호로
연락을 해보는 것이 어렵진 않지만..
갑자기 걱정이 생긴다.
서로 만나지 못한 오랜 시간 동안
즐거운 일도 겪고, 힘든 일도 겪고,
행복한 일도 겪고, 아픈 일도 겪고,
하는 일도 달라지고 관심도 달라지고...
상상하지도 못할 많은 경험이 우리를 변하게 했을 것이다.
(실제, 학창 시절 너무 말수없이 순진했던 친구도,
그 시간이 '수다쟁이 아줌마'로 만들어 버렸다.
뭐.. 이 정도의 변화야 그러려니 하겠지만..)
혹시라도 어디가 아프거나.
힘겹게 살아가고 있거나...하면 어쩌나...
당장 그들을 만나는 순간은 기쁨이지만..
그들이 처한 '현실'과 대면할 용기까진 나진 않는 것이다.
결국 ,무소식이 희소식이라는...핑계를 대며..
그들을 향한 그리움을 접어 버리곤 한다.
거의 10여 년 만에 국민학교 친구를 만났다.
하지만 친구는...'변함없음'이였다.
점심을 같이 먹고 차 한잔을 마시는 동안..
신기하게 우린 어린 시절로 돌아갈 수 있었다.
서로가 그냥 편안히 '과거'와 '현실'을 오가며
시간을 공유할 수 있다는 것도 감사하지만..
그 긴 시간이 지나갔어도..
여전히 '내가 좋아했던 친구'의 모습 그대로
변함없어 주어 참 기뻤다.
다들...잘 지내는지...건강한지...변함없는지...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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