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큰 조카는 태어날 때부터 참 얌전했다.
남자 아이인데도 늘 말수가 적어서
함께 이야기할 일도 많지 않았다.
어렷을 적부터 유독 내성적이어서...
이 녀석이 뭐를 생각하는지...
뭐를 좋아하는지도 알 길이 없었다.
이제 고1이 된 큰 조카.
근데, 최근에 놀라운 소식을 듣게 되었다.
요즘 고등학교에선 동아리 활동을 하는 모양인데.
조카는 맘에 드는 동아리가 없었나 보다..
그러면 대부분 그 안에서 조금이라도 더 관심가는 동아리를 선택하기 마련인데..
이 녀석이 동아리를 새로 만들었다고 한다.
1년간의 동아리 계획을 세우고,
각 학년, 각 반을 돌아다니면서 동아리를 홍보하고 부원을 모으고,
교장 선생님을 찾아가 동아리 창립 승인을 받아냈다는 것이다.
도저히 상상불가...
그렇게 숫기없고, 얌전한 애가???
큰 조카의 절친들도 많이 놀랐던 모양이다.
'절대 그런 성격의 친구가 못되는데....'
그 애들도 적잖이 충격을 받은 모양이었다.
그 친구들로 부터 이 소식을 전해들은
우리 큰 오빠와 큰 올케
역시 충격을 받긴 마찬가지...
부모인데도.....이렇게 놀랄 일이니...
나야 말할 것도 없지..
근데 우리들을 더욱 놀라게 한 건..
그 동아리가 '음악 밴드 동아리' 라는 것이다.
난 조카가 노래하는 것도 들어본 적이 없고..
악기를 다루는 것도 본 적이 없다.
한 편으론
이 녀석 적성에 정말 맞긴 하는건가...걱정도 되었지만..
그런 기우는 잠시..
곧 대견하기도 하고...
엄청 부럽워져버렸다.
나 같아도 그 나이 때..
동아리를 만들 엄두는 못냈을 테니까...
큰 조카가 얼마나 진지하게 임하는 것인지
미루어 짐작이 된다.
책을 사서 공부하며,
친구들을 도와 가며,
자신이 만든 동아리를 꾸려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정말 큰 조카에 대해서 아는 것이 하나도 없었구나 생각했다.
뭐라도 도움이 되어 주고 싶고...
뭐라도 고민을 들어 주고 싶고...
아무튼 내가 더 들뜬 기분이 된다.
나보다도 훨씬 빨리 자신의 꿈을 선택하고..
또 열심히 해나가는 모습을 보니,
17살의 조카가 새삼 부럽다.
나의 17살과는 너무나도 다른 느낌이 들기 때문일까..
그래서 더 응원해주고 싶은 마음이 드는 걸까..
여태껏 고모로서 해준 것도 없으니..
응원하고 지켜봐주는 것만큼은
게으름 피우면 안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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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 '광개토' 안녕? 오늘 우리집에 온 '광개토'라는 친구다. 앞으로 라이트박스의 임무를 맡아서... 수작업을 많이 도와줄 것이라 기대한다. 그림의 장르에서...광개토대왕처럼...열... | 소호랑 | 2015.09.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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